빡독x하노버 나눔에서 나왔던 책을 하나씩 읽어보고자 고른 책이 <돈의 속성>이다. 이 책을 나눔 했던 빡독러분은 평소 부동산만 공부를 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부동산뿐만 아니라 '돈' 자체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때문에 한창 돈 벌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에세이 형태로 다양한 주제에 관해 짤막한 글로 그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었고, '돈은 인격체이다'를 시작으로 '돈은 중력의 힘을 가졌다', '돈마다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돈을 다루는 네 가지 능력(돈을 버는 능력, 돈을 모으는 능력, 돈을 유지하는 능력, 돈을 쓰는 능력)' 등 김승호 회장만의 신조가 담긴 이야기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자식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과 '항상 투자만 하는 송 사장과 항상 화가 나 있는 그의 아내' 편이 인상적이었다.
자식을 부자로 만드는 방법
시작하자마자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아지는 문장이 있었다. '적어도 나는 최악인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지는 않는구나. 나는 뭔가를 하고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이 방법을 듣고도 대부분의 부모가 자식에게 이 방법을 전달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건 거의 확실하다.
이 비법을 전달하고 응원하는 사람이라면 본인이 이미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의 속성> ebook 63%
많이 밝힌 적이 있는데 부자가 되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순간은 2.9kg짜리 딸아이를 병원에서 집으로 처음 데리고 온 날이었다. 그 소중하고 모든 것을 다 줘도 아깝지 않을 내 자식을 보니 내가 가진 것이 초라해 보았다. 이 아름다운 보석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고, 돈 때문에 못하는 일이 없길 바랐다.
김승호 회장은 자녀에게 '기업가'에 대해서 알려주고 증권 통장을 하나 만들어주라고 하고 있다. 중학생 정도면 좋고, 대학생도 상관없다. 일정 금액을 주고 70%로 한국 최고 기업의 우량주를 사주고 30%는 자녀의 결정으로 회사를 고르게 하라고 했다. 회사를 고를 때 자녀가 좋아하는 브랜드나 그 세대에 핫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자녀와의 대화를 유도할 수 있고, 자녀에게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문맹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주가, 경제 상황 등 다양한 경제 테마로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자녀와의 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관계를 망치는 '익숙함'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가 새로 나온 아이폰을 사달라고 하는 대신, 그 아이폰으로 애플 회사를 분석하고 투자 문제를 고민한다면 아이는 훌륭한 사업가 또는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다.
추가로 이렇게 경제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면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등 다양한 사회의 이면들을 두루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스스로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메타인지는 물론 내적 동기가 기반인 동기부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선순환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언급한 것과 같이 계획한 대로 아이가 성장해 준다면 좋겠지만 육아라는 게 이론처럼 또는 계획처럼 항상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를 만드는 것은 나와 아내의 평생 숙제라 생각한다.
후츠파는 뻔뻔하고 당돌하고 저돌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을 뜻한다.
...(중략)...
어려서부터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저항하고 따진다면 이 아이가 사업가가 될 아이다.
<돈의 속성> ebook 64-65%
여기에 온라인 독서모임인 씽큐온에서 읽었던 이스라엘의 대표 정신 '후츠파 정신'이 나와 반가웠다. 아이의 학교 성적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실패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창업과 도전에 거리낌이 없고, 유능하고 창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 후츠파 정신의 골자이다. 나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이에 격하게 동의한다. 안타깝지만 나에게는 후츠파 정신이 없었다. 부모님이, 선생님이 하지 말라는 것 안 하고, 하라는 것 하면서 그렇게 살았다. 한국에서의 대학생 생활도 그렇게 보냈다. 학교 성적 준비하고, 동아리 하나 하고, 토익 점수 만들고, 인턴이나 홍보대사 같은 이력서용 활동을 하고 그랬다. 그렇게 2018년까지 살았다. 내 딸아이를 통해 변화를 결심했고, 그 결심을 하게 한 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그녀가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믿고 있다.
자녀의 생일에 '기업가'라고 적힌 근사한 명함을 선물해 볼 것을 권유하는 김승호 회장의 위트에 절로 웃음이 났다. 정말 좋은 생각이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될 것 같다. 내가 딸아이 회사에 1등 고객이 되겠다! 나의 지지가 그녀가 평생을 도전하는 밑바탕이 되길 바란다.
항상 투자만 하는 송 사장과 항상 화가 나 있는 그의 아내
어떻게 보면 김승호 회장의 지인인 송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은 챕터이다. 만약 '내가 송 사장의 아내라면 또는 송 사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상상하면서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인상적인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점이 있어서이다.
김승호 회장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책의 내용을 스스로 생각해 보고 그 의미를 해석하고 판단하며 때로는 의심하고, 질문해야 책에서 부자의 길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항상 투자만 하는 송 사장과 항상 화가 나 있는 그의 아내'를 내 생각과 비교를 해보고자 한다.
나는 송 사장도 모르고 그의 아내도 모른다. 따라서 여러 가지 복잡한 요소가 있겠지만 책에 전부 다 담을 수 없었을 것이고, 이 에피소드로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했는지, 어떤 의도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는지 이해가 되기 때문에 송 사장의 이야기 자체에서는 특별히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봤을 뿐이다.
부부는 재산 공동체다.
부부가 함께 살면 누가 돈을 벌든 수익의 반은 배우자 몫이다.
...(중략)...
남편 송 사장의 가장 큰 죄는 이익의 반을 아내에게 주고 나머지 반으로만 사업을 키우는 것이 훨씬 현명한 일이라는 것을 경영자이자 사장으로서 모르고 있는 경영무지죄다.
<돈의 속성> ebook 91%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동의는 하지만 100% 동의를 하지 못하겠다. 오해하지 말 것이 송 사장을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부부가 재산 공동체가 아니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산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벌든 수익의 반이 정말 배우자의 몫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김승호 회장이 결혼 생활이나 사업적으로나 나보다 훨씬 잘 알고, 경험도 훨씬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아내 또는 남편이 도박에 빠져서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경우를 의미한 것일 텐데 의미를 좀 더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부부가 함께 살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었다.
여기서 깜냥도 안 되는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말 부부가 함께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꼭 도박이 아니더라도 김승호 회장이 말한 '돈을 다루는 능력 4가지'가 없다면 부부라는 이유로 함께 산다는 이유로 수익의 반을 배우자에게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부부라는 한 팀을 위해서 더 나은 선택처럼 보인다. 둘 모두가 4가지 능력 즉, 돈을 벌고, 모으고, 유지하고, 쓰는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면야 금상첨화겠지만 한 사람이 직장 또는 사업으로 돈을 잘 벌지만 낭비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버는 능력은 없지만 모으고 유지하는데 능력이 있다면 오히려 수익의 100%를 배우자에게 맡기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부부 사이 재산 문제는 부부가 금융 메타인지를 통해서 자신이 어떤 능력이 상대방보다 괜찮은지를 파악해서 상호 합의하에 수익 분배를 하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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