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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 관찰이 가능한 눈썰미는 남들과 다른 경쟁력이다.

서평/2021

by dokssultant 2021. 3. 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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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친구 중 하나는 키도 크고 옷도 잘 입고 잘생겼고 다 좋은데 엄청 예민했다. '법대 1mm'. 그의 별명이 얼마나 그가 예민한지 알려준다. 이 별명은 바지 수선을 맡기고 양쪽 기장이 1mm라도 다르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여서 하루를 망치고, 결국 다른 수선집에 다시 수선을 맡기면서 얻은 별명이다. 당시에는 남다른 그의 눈썰미는 안주거리였지만, <우아한 관찰 주의자>를 읽고 나니 그런 예리한 관찰력이 그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보기' 말고 '관찰'

<우아한 관찰주의자>는 좀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세부적인 사항 특히, 중요한 정보를 보지 못하는 실수를 줄여야 할 것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관점과 기대를 상상 이상으로 넓힐 수 있는 방법, 즉 관찰력을 향상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관찰력 향상에는 적극적으로 사물을 탐구하는 자세로 관찰하는 습관이 필요하고, 그 습관은 의식적인 노력을 통한 관찰 훈련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

책은 친절하게도 관찰에 대한 메타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여러 미술 작품들을 소개한다. 작품들을 일정 시간동안 관찰하고, 그 내용을 저자의 것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관찰 메타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1mm까지는 아니지만 여자 친구의 1cm 짧아진 앞머리 길이까지는 눈치챘던 터라 나름 눈썰미에 자신이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얼마나 사물을 대충 보는지 그리고 눈에 보인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집중과 생각에 따라 편협적으로 봤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와 더불어 눈썰미가 아니라 반복적인 습관에 의해 여자 친구의 앞머리를 눈치를 챘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흔히 두 용어(보기와 관찰)를 혼용하지만 '보는 것'은 이미지를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기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관찰'은 똑같은 것을 보면서도 의식적이고 신중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기록하는 과정이다.
<우아한 관찰주의자> ebook 14%

 

Photo by Sergey Semin on Unsplash

 

관찰이 아닌 그냥 보고 싶은 것을 보기만 한 나는 인지적 편향, 확증 편향, 소망적 보기(이별하고 나면 모든 가사가 내 이야기 같이 들리고, 아들이 군대에 가면 길거리에 군인들만 보인다.), 터널시 같은 필터에 의해 나에게 유리한 정보를 찾는데 급급했다. 의식을 했든, 안 했든 믿는 대로 보는 시각은 나에게 불리한 자료를 무시하여 편향된 생각을 하게 하고, 균형적인 사고를 방해해 결국 위험에 빠뜨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각이 무의식적으로 발생하니 '특정한 결과를 기대하면서 증거를 찾는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고 '자신의 기대'를 솔직하게 점검하자.

관찰 메타인지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세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5 가지 단계의 앞글자를 따서 COBRA (Camouflaged, One, Break, Realign, Ask)라고 한다. (실제로 코브라는 시력이 좋다고 한다.)

  1. 위장된 것에 집중하라. (첫 눈에 간과할 수 있는 것을 반복적으로 다양하게 보면서 의식적으로 본다.)
  2. 한 번에 하나씩. (멀티태스킹의 허상)
  3. 휴식을 취하라. (현재 몰두하는 활동과 전혀 다른 활동을 선택)
  4. 기대를 조정하라. (선입견, 기대 심리를 버리자.)
  5. 다른 사람에게 같이 보자고 부탁하라. (새로운 관점, 배경과 의견의 필요성)

 

Photo by Raul Cacho Oses on Unsplash

 

큰 그림의 중요성

착륙 기어 표시등이 켜지지 않은 것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비행 운행과 착륙과 같은 중요한 것들을 등한시하여 큰 인명피해를 낸 여객기 사건처럼 세부 사항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큰 그림을 놓치는 것도 저자는 경계하라고 한다. 

지금 와서 보니 코딩 학습을 번번이 실패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개념을 배우거나 코드를 배울 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가지 않으면 그것을 이해할 때까지 많은 시간을 보냈다. 때로는 이해를 못한 적도 있었지만 결코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들이는 시간에 비해 진도는 나가지 못했고, 결국 학기가 끝나곤 했다. 이 개념을 모르고는 뒷부분을 이해할 수 없다는 편견에 사로 잡혀 정작 코딩 자체를 포기하는 최악의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다. 세부 사항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전체를 이해했을 때 세부 사항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분명히 있다. 이것을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큰 그림을 놓치게 되면 소위 문제에 답이 있는 문제의 답을 보지 못한다. 학창 시절에 교과목 선생님들이 주로 했던 말이 있었다. '문제를 잘 읽으면 답이 보일 것이다.' 그때는 절대 몰랐고, 그냥 선생님이 우리들을 놀리기 위해하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답을 찾는데 정신이 팔려 답을 알려주는 정보를 놓친다.'는 구절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Photo by Jay Mantri on Unsplash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시하지 말자

<우아한 관찰주의자>에서 다양한 관점의 필요성, 중요한 것과 긴급한 것의 차이, 객관적인 표현, 짧고 간결한 말과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 주관적인 상황에서도 객관적으로 반응하기, 질문하기 등 관찰을 위한 많은 방법론을 다루고 있지만 이 문장 하나만 기억을 해도 책 값은 뽑았다고 생각하는 문장이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아한 관찰주의자> ebook 67%

제대로 보지 못하고 중요한 것을 놓치는 이유나 생각이 다른 이들과 제대로 의사소통을 못하는 것을 포함한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문제의 시작은 내가 그 대상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편견과 선입견 등은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편견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나의 편견을 인지하고, 그 편견의 시작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편견에게서 주도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올 수 있고, 편견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줄어든 편견 만큼이나 늘어난 관찰 포인트는 좀 더 나은 의사결정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책에 언급되었던 '무주의 맹시'에 대한 짧고, 무자막 영어지만 확실한 영상이 있어 소개하면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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