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이 절반 이상인 50인의 후회를 담은 <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는 짤막한 에세이 형태로 50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엄홍길, 안성기, 조수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단한 업적을 이루신 분들이 이야기하는 '후회'는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정말 흔하디 흔한 후회들이다. 죽음이나 이별 앞에서 더 잘하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거나, 젊음을 좀 더 잘 보낼걸, 지난날 무언가를 하지 못한 것 또는 하지 말았어야 할 것들에 대한 후회는 지금 내가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아마 세상 그 누구의 고민이 거의 다 이런 맥락이지 않을까? 모든 후회는 과거에 한 행동과 다른 행동을 했어야 한다는 공식을 가지고 있다.
<내 인생 후회되는 한 가지>를 읽다가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진짜 오랜만에 말해 보았다. 반응은 예상처럼 시큰둥했지만 내 마음만은 조금 후련해진 것 같았다. 워낙 이런 단어들이 우리 가족에서 인기 있던 것이 아니라 나 역시 엄청 어색했지만 다들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을 후회하는 것을 보고, 그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아 작지만 큰 의미를 가진 첫 행동을 한 것이다. 앞으로 가족들이 적어도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한 후회가 최소로 남도록 내가 노력해보고 싶어 졌다.
오해할까 봐 굳이 언급을 하겠다. 절대 이 50인의 후회를 폄하하거나 안 좋게 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후회가 뭔가 상상하지 못한 그런 후회가 아닐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너무 평범해서 놀랐다는 말이다. 다만 그들의 후회는 여느 사람들의 그것과 조금 다르다. 바로 영향력이다. 뭔가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후회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이들에게 울림 또는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후회는 그저 변명과 푸념으로 들일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후회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후회에서도 남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하고 싶다는 다짐을 좀 더 강하게 할 수 있었다.
후회는 어쩔 수 없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갔다면 성공을 하고 나서 뒤가 엉망인 것을 후회할 수 도 있고,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다른 선택을 후회할 것이다. 즉 후회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다면 이제는 후회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평생 후회만 할 것인가 아니면 그 후회를 바탕으로 어제와 다른 행동을 할 것인가? 여기 나온 그들은 그날의 후회를 성공의 밑거름으로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필사
내게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일이다.
후회한다. 사과는커녕 이제껏 후회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자는 어떠한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결혼은 배우자의 잠재력을 가능성으로 도출해내는 기제가 되어야 한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외국어 하나쯤은 원어민 수준으로 익히고 싶다. 그 바탕 위에서 학문의 경쟁력을 갖출 때 신나는 멋진 일들이 좀 많겠는가?
내가 인생을 살며 포기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으면서도, 이제는 내 자식에게 그런 식의 포기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 해서다. 자신이 후회한 일을 자식에게 대물림시키고 싶은 부모는 없겠지만, 내 소심함과 영악함이 다시 한번 자식에게 후회를 만들게 할지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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