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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츠파] 7년 전 영화가 이제야 이해 되었다.

서평/2020

by kode_협회장 2020. 11. 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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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월드워 Z"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평소 좀비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었고, 우리들의 빵형님(브래드 피트)이 나오는 영화라 챙겨보았다. 이때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장면이 하나 뇌리에 박혔다. 누군가에게는 <후츠파>의 배경이 되는 이스라엘이 스타트업의 나라라고 또는 남녀 모두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나라라고 기억될 수 있겠지만 이 영화 "월드워 Z" 때문에 나에게는 그저 이해할 수 없는 나라였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또는 예고편만 본 사람이라도 이 장면을 기억할 수 있다. 이 장면이 나오게 된 원인이 되는 장면이 이해가 가질 않았었다. <후츠파>를 읽기 전에는 말이다. @영화 월드워z 공식 예고편 캡처

 

7년이 지난 지금, <후츠파>를 통해서 이해가 된 문제의 장면을 먼저 소개하겠다.
좀비 때문에 세계가 위기에 빠졌으나 인도와의 연결로 이전부터 미리 좀비를 대비한 이스라엘은 위 사진처럼 큰 성벽을 이용해서 요새화 하였다. 좀비 바이러스의 위협에도 그들은 외부인을 끊임없이 요새 안으로 들이는 모습에서 그들이 얼마나 준비를 잘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기껏 성벽까지 치고, 요새화 한 곳에서 왜 다들 모여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 확성기를 이용해서 소리에 민감한 좀비를 자극하는지 두그리 이해가 안 갔다. 물론 영화의 전개상 빵형님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왔고 사건이 벌어져야 했기 때문이겠지만 갑자기 노래를 부르는 것은 개연성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노래를 열심히 부른 결과 위 사진처럼 좀비가 모이게 되고, 이스라엘은 난리가 난다. 빵형님은 이 난리통에서 도망가다가 좀비를 해결할 힌트를 얻는다. 

 

<후츠파>를 읽기 전에는 신박사님의 책 소개 영상의 영향을 받아 아이 교육 관점과 어떻게 폴리 매스가 되는지에 대한 방법론의 관점에서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뜬금포로 갑자기 7년 전 영화가 왜 소환되었을까?

 

이스라엘의 인적 네트워크

<후츠파>에서 매력적인 이야기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대담하고 용감한 사람 또는 행동을 의미하는 후츠파 정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의 네트워크이다. 영화에서 이스라엘은 인도와의 연결로 인해서 좀비를 미리 대비할 수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비밀을 공유할 정도라면 인도와 얼마나 많은 긍정적인 네트워크가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하는지 네트워킹을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영화에서는 자세히 묘사하고 있지 않지만 대비책으로 무모하게 큰 벽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후츠파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실제로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미사일이 오가는 중에도 대피소에 모인 사람들끼리 네트워크를 쉬지 않는다. 그들의 네트워크에 대한 몇몇 이야기가 소개가 되는데 그중 가장 으뜸을 발췌해 보았다.

놀이가 한창일 때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 그렇게 12세 아이 12명, 어른 2명, 개 1마리가 대피소에 모였다. 우리는 수다를 떨고, 노래를 부르고 농담을 하며 사이렌 소리가 멈추길 기다렸다. - <후츠파> 32% ebook

 

그렇다. 그들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수다를 떨고 노래를 부르고 농담을 하는 등 그들이 해야 하는 네트워킹을 멈추지 않는 문화를 가졌다. 그러니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좀비가 밖에 있다고 한들 노래를 안 부르고 버틸 수 있을까? 이스라엘 사람들 특성상 개입하는 것을 좋아한다는데 자신의 노래를 더욱 들려주고 싶어 확성기를 들고 노래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알았다. 내가 "월드워 Z"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이스라엘의 문화에 대한 상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인적 네트워킹은 창업 단계에서 자신과 긴밀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의무로 가야 하는 군생활을 통해서 형성된 네트워크가 전역 후에도 이어지면서 사회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난리통에 도망가다가 우연히 좀비에 대한 해결책을 깨달은 빵형님처럼 폴리 매스가 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폴리매스는 네트워크로도 가능할 것 같다.

 

팀 단위 폴리 매스

<폴리 매스>를 읽고 난 뒤에는 제널러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중 어떤 것이 먼저인지에 대한 생각과 상위 1% 또는 10%와 같은 폴리매스 기준에 대해서만 고민을 했었다. 이것을 알아야 개인이 폴리 매스가 되는 목표를 좀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츠파>에서 네트워크 또는 연결에 대해서 읽고 나니 폴리 매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읽은 <OKR>에서 수평적 연결을 배웠다. 기본 골자는 내가 하고 있는 과제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다른 사람과 연결할 수 있어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를 했다. 우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 자체가 이민자들이 모여서 만들어졌고, 그 이민자들의 역량으로 스타트업 강국이 된 점은 후츠파 정신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배경과 지식을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문화를 가졌다고 생각하기도 충분했다. (영화 속 외부인을 끊임없이 받는 장면은 결코 우연한 장면이 아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과 연결하는 것이 문화처럼 되어 있다면 OKR을 굳이 적용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자신이 할 줄 모르는 것을 할 줄 아는 사람과의 연결을 통해서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즉 일을 하는 주체가 개인에서 팀(또는 커뮤니티)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현재의 능력이 아니라 어떤 기술이나 능력이 필요하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이를 미뤄봤을 때 연결을 통해 함께 일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의 능력을 배우지 않을까? 혹 배우지 않더라도, 이스라엘식 폴리 매스는 개인이 다양한 분야에서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것보다 어쩌면 연결을 통한 팀 단위로 폴리 매스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의미에서 느슨한 유대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씽큐ON이나 빡독 x 하노버는 폴리 매스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 세상에는 나 말고도 재능 있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둘째,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낼 수는 없다. 우리는 주어진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서로 의지하고 도와야만 했다. - <후츠파> 51%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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