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펀드 등 독일에서 재테크하는 것에 관심이 많이 생기면서 은행에도 종종 가서 상담을 받곤 한다. 상담을 받을 때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관련 서적을 읽고 가는데 이번에는 <주식의 쓸모>를 읽었다. 이미 펀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계좌도 만들었고, 2017년부터 조금씩 늘려간 종목들 덕분에 생각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발생한 수익은 출금하지 않아 아직 거래 계좌에만 있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0%에 가까운 은행 이자에 비해 훨씬 많은 수익을 창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계속 이 공부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주식의 쓸모>는 20대에 투자를 시작하여 30대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40대에 은퇴를 한 학교 교사의 경험과 지식을 9가지 규칙으로 설명하고 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처럼 소비하라"와 같은 부분은 이미 잘 숙지했고, 행동으로 잘 옳기는 중이기 때문에 금방 읽고 넘어갔다. 투자 금액보다 투자 기간이 중요한 것도, 투자에 있어서 수많은 유혹을 피해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투자 상담사와의 대화에서 중심이 흔들리면 안되고, 시장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책을 읽고 기본적인 투자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직접 (인덱스펀드에) 투자를 하기도 하겠지만 현명하고 저렴한 투자 회사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9가지 중 이렇게 몇 가지는 이미 많이 접하고 들었던 내용이라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자, 이제 남은 규칙은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
인덱스펀드
뮤추얼펀드를 지양하고 인덱스펀드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한 개념이 잘 서지 않았다. 간단하게 개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여담이지만 <주식의 쓸모>는 어떤 개념을 설명하는 것에 있어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아래에 있는 3가지 펀드를 잘 비교하여 표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뮤추얼 펀드: 투자자를 모집하여 펀드운용자가 주식을 트레이딩(주식의 매수와 매도)한다.
인덱스 펀드: 전체 주식시장을 보유하여 주식시장 지수와 유사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을 의미한다.
ETF: 상장지수펀드라고도 하는데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한 펀드이다.
뮤추얼 펀드는 펀드운용자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고팔기 때문에 액티브펀드라고 하고, 나머지 인덱스와 ETF는 투자를 하고 지켜보는 것이기 때문에 패시브라고 한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인덱스펀드와 ETF펀드가 같은 것인 줄 알았다. 같은 주식시장이라면 둘 다 같은 종목을 보유하여 수익률을 비슷하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ETF는 인덱스에 비해 저렴하지만 매매수수료와 배당금 재투자 시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독일에서는 인덱스펀드를 Investmentsfonds라고 한다. 처음에 엄청 헷갈렸었는데 그 이유가 "Mutual Funds auf Deutsch" 이렇게 구글에 검색하면 Investmentfonds로 번역이 된다. 따라서 내가 가입한 상품이 뮤추얼 펀드인가 싶은데 상담을 통해서 Investmentsfonds라 하면 인덱스펀드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 상담을 한 투자담당자는 ETF보다 인덱스를 더 선호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ETF나 인덱스 모두 투자회사에게는 큰 이득이 되지 않지만 ETF의 수수료가 더 싸서 인덱스보다 더 추천을 안해준다고 한 <주식의 쓸모>의 주장처럼 나의 담당자는 ETF는 langweilig(지루한)하다면서 추천을 하지 않았다. 참, 이런 것 보면 책을 정말 읽어야 한다. 책을 읽고 이런 상담을 할 때 가끔 답을 보고 시험을 보는 기분이 든다.
저자가 말하는 이상적인 포트폴리오
저자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주식의 쓸모>는 미국기준으로 설명을 하는데 친절하게 김성일 작가님께서 한국 상황에 맞는 상품으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위 사진처럼 종목과 비율을 정하고, 1년에 한번씩 비율 조정만 해주면 된다고 한다. 즉, 1년마다 투자 계좌를 살펴보고 주식과 채권 중에 돈이 더 많은 상품을 매도하고 그 돈으로 부족분의 주식 또는 채권을 구매하여 항상 비율을 유지하게 하면 된다.
채권을 결합하는 이유는 주식에서 오는 손해를 채권으로 어느정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의 노후자금 마련 5단계
독일에서는 어떻게 자산을 관리할까? 상담 받으면서 적어두지 않아서 정확한 명사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의미적으로는 전부 기억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주식의 쓸모>에서 부자를 이렇게 정의한다.
1. 평생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돈이 있어야 한다.
2.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 평균 소득의 두 배가 평생 제공되는 투자나 연금 또는 신탁 펀드가 있어야 한다.
독일의 1인당 가구 소득은 2018년 기준 $33,631 약 3,760만 원. 맞벌이의 경우 7,520만 원. 2배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 저자가 말하는 부자가 되려면 최소 1억 5,040만 원이 우리 집에 필요하다. 연봉 1억 5천이 넘어야 부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능할까?
머나먼 타지 독일에서 노후자금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5단계가 있다. 먼저, 당장 기본적으로 써야하는 돈이 필요하다. 최소 수준의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돈이 있어야 한다. 1단계에 문제가 없다면 2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2단계는 보험이다. 꼭 들어야 하는 Hausrat과 같은 기본 보험을 가입할 수 있을 자금이 있어야 한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3단계로 개인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한다. PrivatRente 어쩌고 하는 상품들이 그것이다. 상품에 따라서는 individuelle Altersvorsorge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연금은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Deutsche Rentenversicherung과 회사에서 가입하는 Betriebliche Altersvorsorge (회사 퇴직 연금) 3박자를 갖춰야 좋다. 4단계는 주식과 펀드 같은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고, 마지막 5단계는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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