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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에 대한 자기고백 - 초집중

서평/2020

by _10eggs_ 2020. 8. 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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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진성 졸꾸 프로젝트

씽큐ON 6기 2번째 책 - 초집중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24시간뿐이다. 메타인지라는 개념을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을 통해 알게 되면서 데일리 리포트와 플랜을 꾸준히 적고 그 결과 최적화된 시간을 배분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아내와 많은 대화도 필요로 했고, 좁디좁은 이민사회에서 인간관계도 정리해야 하는 등 꼭 필요한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해야 했다. 그에 따라 육아, 대학교 전공 학습, 회사, 집안일과 운동 심지어 취미생활 등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바쁜 와중에도 씽큐ON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씽큐ON을 100% 제대로 이용하고 있지 못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딸아이가 다시 유치원에 가면 토론도 참석하고 싶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남은 건 정해진 시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초집중>을 읽고 나니 내 삶에서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집중도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바로 육아와 전공학습이다. 

 

 육아 - 집중도 100점

딸아이가 2살이라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민망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육아는 거의 100점이다. 아내도 상당히 만족하는 나의 육아법은 <초집중>에 나온 것과 유사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방임이 아닌 아이에게 자유로운 선택권을 주고, 유능성과 관계성을 위해 고영성 작가님의 <부모공부>와 <낭독 혁명>에서 본 내용을 많이 실천에 옮기고 있다. 특히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절대 핸드폰을 보지 않고, 오로지 딸아이를 위해서 역할 놀이, 낭독, 장난감 놀이 등등 다양한 놀이를 하고 있다. 딴생각도 하지 않고 완전 몰입의 경지를 보여 준다. 모든 일을 육아처럼 집중했다면 아마 어마어마하게 성공했을 것이다.

<초집중>에서는 감사하게도 집중력이 좋은 아이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도 있다. 육아는 워낙에나 변수가 많은 것이고, 수학공식처럼 풀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을 통해서 아이의 자율성과 유능성, 관계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한다.

 

대학교 전공 Informatik - 집중도 0점

육아와 달리 집중하지 못하고 겉도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전공 지식에 관한 것이다. 한국에서 법대를 나와 독일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니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외국어로 전혀 새로운 분야의 전공과목을 배운다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대학교를 졸업한 짬밥으로 6학기를 마치기는 했으나 졸업 보고서를 쓰는 이 시점에서 나의 실력이 형편없음을 스스로 고백한다.

<초집중>을 읽기 전에는 문과생이 강제로 이과생이 되려고 하니 적성에 맞지 않다고만 생각했다. 독일어도 어려운데 독일인들도 중도포기를 많이 하는 이 전공과목의 난이도 문제라고 핑계를 대곤 했다. 모두들 이해하는 눈치라 나 역시 이렇게 말하는 것이 비겁했지만 가장 좋은 변명거리였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데일리 리포트 같은 기록을 통해서 전공과목을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으니 시간이 없던 것도 아니다. 온라인 강의도 여러 개 들었고, 관련 서적도 여러 권 보았다. 즉,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그랬기 때문에 적성이니 극강 난이도니 했던 것인데 <초집중>을 통해 알게 된 진짜 이유는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육아는 집중을 정말 잘했는데 왜 전공은 아닐까?

딸아이와의 온전한 시간을 위해서 우선 외부 계기가 개입할 모든 환경을 차단했지만 전공은 아니었다. 어쩔 때는 유튜브가 틀어져 있고, 음악도 틀고, 당 떨어진다고 과자 먹고, 더우면 덥다고 징징, 비 오면 비 온다고 징징. 무슨 딴짓을 하나 적어보니 쓸데없는 행동을 정말 많이 하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육아와 달리 전공과목에 대한 패배주의적 믿음이 깔려있다. 육아는 잘하고 싶은 마음도 많고, 딸아이에 대한 애정과 딸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등 긍정적인 생각이 많은 반면에 전공에 대해서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모른다고 불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초집중> 책에서 제공하는 딴짓 추적표대로는 아니지만 체크를 해보니 딴짓을 시작할 때에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부터라는 것을 알았다. 그랬다. 보기 좋은 변명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니 집중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다.

<초집중>에 의하면 피트니스센터에서 힘들고, 돈 내고 왜 무거운 것을 드는지 모를 일을 하면서 즐거움을 얻는 것처럼 힘든 일도 놀이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고로 전공과목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냥 어렵고 힘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재미없는 일이라 여겼으니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행동인 본짓이 아닌 목표와 멀어지는 딴짓을 해 왔던 것이다.

자, 원인은 찾은 것 같다. 전공과목을 놀이로 바꾸면 되는데 솔직히 말해 아직도 해결책을 찾는 중이다. 하루아침에 전공이 놀이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렇게 기록하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니 예전에 메타인지를 알게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데일리 리포트를 썼던 때가 떠올랐다. 전공을 향한 집중력도 그 과정은 힘들 수 있겠지만 꾸준히 적고, 고민해본다면 시간 배분처럼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딴짓을 하는 진짜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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