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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은 개인주의야 feat. 패거리 심리학

서평/2020

by _10eggs_ 2020. 10. 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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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거리 심리학

유튜브 세상에서 "가짜 사나이 1기" 영상은 2기 영상이 제작될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각 에피소드 영상의 뷰 수는 수백만 이상을 (1회는 1530만 뷰 이상) 기록한 소위 말하는 대세 영상이었다. 가짜 사나이 1기 에피소드 2에는 훈련병 6명이 IBS라는 보트를 들어야 하는 훈련이 있었다. 이 장면에서 당시 교관이었던 이근 대위의 유행어 "4번은 개인주의야!"가 나온다. 6명이 협동하여 들어야 하는 훈련에서 4번 훈련병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자 그를 개인주의라고 칭하는 것이다.

가짜 사나이의 목적이 예능이고, 시청자가 UDT 훈련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출연자의 언행에 너무 진지하게 접근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가짜 사나이 1기 에피소드2

 

4번은 진짜 개인주의일까?

앞선 고된 훈련으로 4번 훈련병은 보트를 들어야 할 때, 이미 체력적 한계로 인해 팔을 들고 싶어도 들 수 없는 상태로 보였다. 그의 상태는 고려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6명이 들어야 하는 보트를 못 들었다고, 나머지 5명의 훈련병을 돕지 못했다고 개인주의자로 낙인이 찍혔다. 훈련을 성공적으로 해내야 하는 패거리(팀)에서는 4번은 이 패거리에 어울리지 않는 팀원(개인)이 된 것이다. 이 낙인은 특정 시점까지 그를 괴롭힌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도 이와 유사한 장면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패거리에 소속되어 있지만 그 패거리에 제대로 섞이지 못하는 또는 그 패거리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특이한 사람"으로 낙인찍고 있지는 않은가? 한 때 유행했던 "4차원"이라는 말도 기존의 일반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수식하는 말이었다. 팔을 들 수 없던 4번 훈련병의 서사가 인정받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우리와 다른 특이한 사람의 서사를 이해하기보다는 낙인찍고 있지 않은가?

4번 훈련병은 마지막 에피소드인 7회 수영 훈련이라는 특정 시점을 통해서 자신의 강점으로 팀원을 돕는 모습을 보여 준다. 1등으로 먼저 훈련을 마칠 수 있었지만 그는 팀원을 돕기 위해 왔던 길을 돌아가 팀원을 도왔다. 그는 다른 훈련에 있어서 나머지 5명에게 피해를 주었을 수 있지만 수영 훈련 시점에서는 5명 살릴 수 있는 능력을 발휘했다. 그럼 다시 묻고 싶다. 4번은 개인주의인가?

고백한다. 나는 나의 자만과 오만 그리고 편견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너무 쉽게 편가르기를 하였다. 그들에게 그들의 모습을 표현할 특정 시점까지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그들의 실수가 보이면 비난하고 낙인찍었다. (내가 낙인찍혔을 때는 오히려 나를 낙인찍은 그 패거리가 부당하다고 욕했을 것이다.) 앞으로는 겸손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인성 문제 있어?

유튜브 세상에서의 일이 세상의 일을 전부 설명하지 않는다. 설명할 수도 없다. 하지만 그 유튜브 영상 알고리즘에 빠져 세상을 그 유튜브만큼만 보는 일이 생기고 있고, 심지어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체인지 그라운드, 신박사 TV 등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안티 프레질"이란 단어는 내 주변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씽큐ON 사람들 중에는 못 들어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안티 프레질을 안다고 우월하고 모른다고 열등한 것이 아니다.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이 모르듯이 그들이 아는 것을 내가 모를 수 있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면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축구는 메시가 잘하냐, 호날두가 잘하냐, 정치는 좌냐 우냐, 탕수육은 부먹이냐 찍먹이냐, 독서는 여러 권을 읽는게 좋냐  아니면 한 권의 책을 씹어 먹는 것이 낫냐. 개인의 신념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틀린 답이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좋다. 둘 다 골라도 되고, 제3의 답을 제시해도 절대 틀린 것이 아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우리의 선택을 편협하게 만들 수 있다. 메시와 호날두의 능력을 파악한 뒤 자신의 신념을 기준으로 비교하여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하는데, 한쪽만 본 사람은 비교군이 없어서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편협해진 상태에서 결론을 내리면 그 사람은 이 질문을 들어야 한다. 인성 문제 있어?

 

기성세대와의 거리를 줄여야 할까? feat. 씽큐온 6기 수은 PD님 1그룹 토론방 발제문

먼저 기성세대를 정의해 보자. 기성세대는 사전적으로는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가 든 세대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이에 상관없이 내가 하려는 것을 먼저 한 사람인 것 같다. 이런 관점에서 당장 사회를 이끌지 않아도 초등학교 2학년이 1학년에게는 기성세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세대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범위 때문에 기성세대라는 표현보다 기성 패거리라고 표현하고 싶다.

거리를 줄이자는 의미는 기성 패거리와 젊은 패거리를 합치자는 의미가 아닌 것 같다. 패거리 간에 서로 다른 신념이나 생각같은 가치를 서로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기성 패거리와의 거리를 줄여야 할까? 예!

개인에게 서사가 있듯이 패거리도 각자의 서사가 있을 것이다. 그 서사를 바탕으로 대화를 할 수 있으면 다양성을 유지하고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대화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패거리 심리학>을 다 읽었을 때 마지막에 남은 질문이었고, 고민이 더 필요하여 관련 서적을 읽고 싶어졌다.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그들과 교류하라.

진영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보라.

<패거리 심리학> ebook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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