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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ales Studium 대학교 졸업] Informatik Bachelorthesis와 Kolloquium 후기 feat. 독일 유학 성공적으로 마무리

컨설팅/Duales Studium

by _10eggs_ 2020. 11. 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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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정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회사 오리엔테이션에 갔던 날이 생각난다. 호기롭게 면접을 마치고, 할 수 있다고 수백 번을 외쳤지만 막상 다른 학생들과 직원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했던 첫 주가 끝났을 때, 기대는 더 이상 없었고, 걱정만 있었다.

노트북 하나 들고 대학교 가서 수업 듣고, 복습하고, 시험을 봤다. 재시험 걸릴까 노심초사. 아무리 밤새도록 공부를 해도 몇몇 과목은 재시험을 피할 수 없었다. 오죽하면 아내는 내가 걱정된다며 학교 관두라고까지 했었다. 학교와 회사를 2번씩 오가면서 1년이 지나갔고, 2년 차에 딸아이가 생겼다. 다행히 새벽까지 공부하고, 새벽에 규칙적으로 깨는 아이를 달래고 잠드는 스케줄이 나에게 딱 맞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딱히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버티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면 할수록 모르는 전공과목.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육아. 호르몬 이상으로 심신이 지친 아내. 많지 않았지만 따라가기 힘든 회사 업무. 하루가 24시간인 것이 정말 아쉬웠다. 48시간이 주어졌다면 다 잘할 수 있었을까?

3년 차가 되니 조금 요령도 생기고, 무엇보다 포기를 할 줄 알았다. 안 되는 것을 백날 붙잡고 있어 봤자, 안 되는 것이고, 오히려 그러는 동안 소중한 시간을 놓친다는 것을 배웠다. 다시 말해 일의 우선순위를 좀 더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 이게 정말 다행인 것이 공부하느라 놀러 가지 않았던 1, 2년 차와 달리 3년 차에는 놀러 가서 책을 보더라도 아내와 딸아이와의 시간을 나름 알차게 보냈다. 여행도 많이 가고, 원 없이 많은 것을 함께 보고 듣고 느꼈다. 3년 차가 지나고 졸업을 하는 이 시점에서 코로나 때문에 아쉬움은 있지만 여행에 대한 불만이나 후회가 없을 정도니 말이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절대 후순위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을 가슴에 새겼고, 해야 할 일에 있어서도 아쉽더라도 우선순위대로, 계획한 대로 해야 많은 일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익혔다. 

 

Bachelorthesis

 

그렇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Duales Studium Informatik 과정이 오늘 Kolloquium을 끝으로 완전히 끝났다. 남은 것은 1월에 있을 졸업식뿐이다. 코로나 때문에 열릴지 말지 모르지만 그게 중요한가?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회사 부서장님이 참관을 했다. 마지막에 교수님이 지금까지 학업을 하느라 고생 많았고, 앞으로 좋은 직장 구하고 잘 살아라 뭐 이런 식으로 말할 때, 부서장님이 면접 때 처음 만난 날부터 나와 함께 일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데리고 있었고, 성적과 상관없이 학업을 끝까지 마쳤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정규직 채용을 결정했다는 점을 이야기하면서 Kolloquium이 끝났다.

Kolloquium?
Kolloquium이란 여기서는 나의 졸업논문(Abschlussarbeit 또는 Bachelorthesis)을 방어하는 시간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쉽게 말해, 졸업논문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그 내용에 대해 교수님 2명이 참관하여 질문세례를 하는 시간이다. 1시간 정도 진행이 되는데 나는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졸업논문 자체로도 학점을 받고, 이 Kolloquium으로도 학점을 받게 된다. 이 점수까지 다 받으면 모든 이수 학점을 마무리하는 것이고, 졸업을 의미한다. 

 

결과는 합격이지만 그 내용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이 전에 썼던 Praxisarbeit에 비해 집중이 잘 안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마인드 컨트롤이 잘 못 되었던 것 같다. 평생 학생(Life Time Student)이 되어야 하는 이 시대에 마인드 컨트롤은 정말 필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시험과 같은 상황이 계속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독서만 조금 더 하고 잘 생각이다.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도 많이 해주는 우리 가족, 마셀과 필립, 루이스, 얀, 이나 등 동기생들에게 감사하다. 부족한 나를 받아준 부서장님에게도 항상 감사하며, 나를 많이 도와주는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 나를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직접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싶지만 독일 락다운 상황에서 이렇게나마 감사의 말씀 올린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내일부터 정식 직원이다. 학생이라는 타이틀이 더 이상 없다. 이제는 프로가 되는 것이다. 프로에 걸맞게 학습하고, output 하자! 요즘 정말 많이 하는 이야기를 끝으로 마치겠다.

요즘 하루하루가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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