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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건강 불균형 바로잡기] 닐 바너드 박사님, 한국 음식 한번 드셔보셔요.

서평/2021

by dokssultant 2021. 5. 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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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불균형 바로잡기>를 읽기 전부터 겁이 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건강에 관련된 책인데, 이미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와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고 건강하게 죽는 법>을 읽었을 때 운동 말고는 건강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두 권을 읽고 간헐적 단식을 시작했고, 생각보다 할만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는 것과 해독주스 또는 ABC주스도 마시고, 바이오틱스도 먹고, 의도적으로 유제품을 피하고 있는 사실에 위로를 해 본다. 이런 위로와 별개로 수면이나 불규칙한 식습관이나 아무거나(?) 대충 먹는 것에 익숙해진 탓에 겉으로 보이는 건강은 그럴싸해도 속은 어떨지 모르겠다.

우리 집 먹거리를 담당하는 아내가 감사하게도 먼저 <건강 불균형 바로잡기>를 먼저 읽겠다고 했다. 아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다른 책을 읽고 있었는데 냉장고와 장바구니만 봐도 이 책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저지방 우유는 전부 귀리, 아몬드 같은 곡물 드링크로 바뀌었고, 부엌은 고기 굽는 냄새 대신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같은 식재료 삶는 냄새와 더불어 채소가 갑자기 엄청 늘었다. 특히 지금까지 살면서 콩 반찬이 올라온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주재료가 콩이다. 냉장고 안은 약간 무한리필 고깃집 쌈채소 냉장고처럼 보인다. 그나마 독일에서 구하기 힘든 몇몇 고기 양념 소스는 특별한 날에 먹는 용으로 아직 남아 있지만, 자취생활의 룸메이자, 내 사랑 라면은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만 손님이 갑자기 왔는데 대접할 것이 없을 때 먹는 용이라고 금지 물품이 되었다. 아니, 락다운이라 6월 말까지는 손님이 오지도 않을 텐데 큰일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꼭 와주길 바라옵니다.

잘가. 그동안 고마웠어. @Pixabay ihatemyselq

그뿐만 아니라 입이 심심하다는 핑계로 입에 달고 살았던 가공 초콜릿이나 젤리, 과자, 아이스크림 같은 주전부리도 멸종 위기이다. 그나마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싹 버리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 예전에 사두었던 것이 아직 몇 개가 남아 있는데 너무 소중하다.

자칭 독서 초보인 아내가 말한 <건강 불균형 바로잡기>는 상당히 친절한 책이라고 한다. 읽는 내내 다양한 증상에 대한 해결책을 같은 이야기로 반복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기억하기 좋다고 한다.

  • 살은 무조건 빼야 한다. (운동과 식단)
  • 콩을 비롯한 채소 위주 식단 (동물 금지)
  • 기름은 최소로만
  • 유제품 금지 (단, 딸아이의 경우 간헐적으로만 인정)

이것만 지키면 우리가 걱정하는 그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다른 것은 어찌어찌할 수 있는데 육식을 안 하는 것은 자신 없다. 무언가를 알았다면 알지 못하던 때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이미 소, 돼지, 닭, 오리, 물고기 등을 경험했는데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아프고 시작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기에 책을 읽는 내내 고민이 많았다. 아내가 신경 써서 맛있는 채식 식단을 챙겨주어 고맙고, 감사함이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지금도 그릴로 구운 고기가 먹고 싶은 나 자신이 참.... 복에 겨운 소리 하고 있다. 

@Pixabay tookapic

한국에서는 한명도 본 적이 없었는데 독일에서는 채식만 하는 친구들을 꽤 많이 만났다. 그런데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였다. 독일에는 식당마다 채식을 위한 메뉴가 항상 있고, 채식 전문 상점도 많기 때문에 독일에서 채식 생활하기가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한국 음식이 채식으로 정말 좋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한 한국 음식은 불고기, 곱창, 회, 삼겹살 같은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나라에 정말 많은 나물 반찬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친구 중 한명은 한국 고깃집에 가서 사이드로 나온 콩자반, 깻잎, 양파절임, 갓김치, 콩나물 무침, 심지어 생마늘과 고추는 채식을 하는 입장에서 천국과도 같았다고 했다. 처음 가게에 들어설 때는 냄새가 거슬리긴 했지만 독일에서와 다른 반찬 구성에 나중에는 하나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독일에서 채식은 대부분이 다양하게 먹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요리에 몸에 좋은 채소를 다 넣는 식의 요리기에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심지어 비빔밥처럼 한 번에 즐길 수도 있는 한국 음식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을 것 같다.

@Pixabay tommy_pixel

K-채식이 어쩌면 전 세계에 있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채식을 하고자 하는 한국인들에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보다 더 좋은 해결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건강 불균형 바로잡기> 저자인 닐 바너드 박사님께 소풍 때 쓰는 5단 도시락통에 한국 나물을 비롯한 K-채식 음식을 보낼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럼 다음 책은 <건강 불균형 바로 잡았다>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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