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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공간이 만든 공간] 변화할 미래의 공간과 그 공간 안에 있을 기회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서평/2021

by dokssultant 2021. 5. 27.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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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의 저자 김용섭 소장님의 인터뷰 두 편을 보면서 '어찌나 말을 이렇게 잘하실까?' 감탄하며 운동할 때마다 영상을 반복 듣기 하면서 말투나 이야기를 끌어 가는 스타일을 흉내 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서 유현준 건축가님의 인터뷰도 보게 되었다. 전문가라는 후광이 있어서 일까? 유현준 건축가님의 이야기 하나하나에 수긍하면서 20분이 훌쩍 지나갔다. 독서를 하고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렇게 말 잘하시는 분들의 글이 궁금해지는 경우가 생겼다. 2021년 <공간의 미래>라는 최신작이 나왔지만 굳이 2020년에 출간된 <공간이 만든 공간>을 먼저 고른 이유는 성격상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지만, 씽큐온 애프터 방에서도 언급되었던 책으로 왜 좋은 책이라 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유현준 건축가님의 <공간이 만든 공간>은 그 흐름이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유사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다 읽고 나니 <사피엔스>를 다시 읽고 싶어 졌다. 농업이나 지리적, 환경적 여건에 따라 건축물이 다르게 발달했고, 그런 건축물은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까지 다르게 또는 비슷하게 형성되게 하였다고 한다. 다시 그런 삶의 방식이 건축물에 영향을 주고, 그렇게 반복되면서 건축물은 발달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크게 서양과 동양의 스타일이나 특징이 구별된다. 서양의 건축 양식은 '절대성'과 '수학'이라는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그러면서 절대적인 가치관이 만들어졌고, 벽을 기준으로 공간을 나눴다. 반면 동양은 '관계'를 중요시하는 상대적인 가치관이 생겼고, 기둥을 통해서 비움을 실현했다고 했다는 이야기는 하루하루 독일과 한국의 다름을 경험하는 나에게 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Photo by All Bong on Unsplash

 

이 책 덕분에 건물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내가 자연과의 조화가 더 우선시 되어 자연의 모양에 맞게 지어진 우리의 옛 건축물들을 처음으로 인지하였다. 서양에서 동양의 건축양식을 100%는 아니지만 일정 부분 융합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 최근 독일 대도시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아파트 같이 각진 형태의 건물이나 예전의 방식으로 지었던 건물의 형태가 아닌 자유롭고 창의적인 건물들이 늘어나는 것이 그런 맥락인가 싶었다.

독일에 살기 전부터 다른 나라의 시청 앞에서 사진 찍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남의 나라 관공서 앞에서 사진을 찍을까? 남의 나라 유적지는 왜 그렇게 찾아다닐까? 유럽에 있는 교회며, 신전, 궁 이런 곳을 왜 관광해야 하나?라고 할 정도로 건축에 관심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이 <공간이 만든 공간>라는 책이 정확하게는 '8장. 학문 간 이종 교배의 시대'와 '9장. 가상 신대륙의 시대'가 나에게 주는 인사이트는 상당했다. 최근에 읽었던 <인터페이스 없는 인터페이스>와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가상공간이나 IT 분야가 공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물리적이지 않은 가상공간은 어쩌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새로운 시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플랫폼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최근에 핫이슈인 가상 멀티버스도 될 수 있을 것이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무언가도 될 수 있다. 즉, 상상의 건물을 상상의 공간에 지었지만 실제 사람들이 상상의 활동들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이상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Photo by XR Expo on Unsplash

 

분야에 상관없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나와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약속이나 한 듯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을 이번에도 찾을 수 있다. "고정된 것은 없다." 쉽게 말해 '변화'를 의미한다. 문화의 흐름, 학문의 융합, 기술의 발달 등으로 건축물의 계속 변화하듯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고, 그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보다 앞서 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적어도 그 변화에 맞춰 가는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끝자락이라도 변화의 흐름에 탑승했다면 다행이지만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바라만 보는 혹은 아예 변화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성공의 공간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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