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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낡은 시장을 새로운 시장으로 바꾸는 기획자

서평/2021

by dokssultant 2021. 7. 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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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카카오, 토스, 배달의 민족, 쿠팡 같은 기업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여기에 취업하고 싶다?', '주식을 샀어야 했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독서를 시작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특히 MJ 드마코 형님의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확 바뀌었다.) 여전히 그들이 대단하지만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그들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난 뒤 더 늦기 전에 그들이 걸었던 길을 걸어보고자 한다. 과거에는 '일류 대학 나와야 한다.', '돈이 없으면 안 된다.', '인맥이 없으면 안 된다.' 등등 안 되는 이유를 믿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외부에서 현재의 모습에 대한 원인과 답을 찾으려 했다. 그러면서 나를 합리화하고 위로했던 것 같다. 가장 최악은 이런 변명과 핑계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 문제의식 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에 이어 기획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니 호락호락하지 않고, 복잡한 세상이긴 하지만 아직도 할 수 있고, 해야할 일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은 사회에서 어떤 것이 낡은 시장인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책 제목과 어울리게 마지막 장에는 실제로 5명의 판교의 기획자들(당근마켓, 콴다, 뱅크샐러드, 디어젠, AmazeVR)과 인터뷰한 내용이 나와있다. 같은 질문에 비슷하지만 다른 답을 하는 사례를 읽으면 앞서 저자가 이야기 한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 삶에 문제의식을 갖는데 도움이 되었다.

 

Photo by Marten Bjork on Unsplash

 

낡은 시장을 '아무 문제가 없는 시장'으로 정의합니다. 낡은 시장이란, 우리 주변에 흠하게 존재하는 조금 불편하고, 약간 이상하지만 왠지 평화롭고 안정적인 그런 시장입니다.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며칠 전에 읽은 <기획자의 생각 식당>에서 와닿았던 문장 중 하나가 "원래부터 그런 것은 없다."였다. 낡은 시장의 개념도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기획자들의 인터뷰에서도 아이디어의 핵심은 낡은 시장을 인지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누가 봐도 낡은 것이면 금방 찾을 수도 있겠지만 사용자가 불편한 것을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것을 인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뛰어난 기획자라면 그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작은 것도 소홀히 보지 않고, 사용자,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독서와 같은 간접 체험과 여행과 같은 직접 체험이 필요한 것 같다. 즉 노드를 많이 만들어야 노드 간 링크를 통해서 낡은 시장을 인지할 수 있고, 해결책까지 생각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갑자기 나오는 것이 아니고 연결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해외에 답이 있는 경우도 있다. 독일에 처음 왔을 때 열쇠꾸러미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고, 한국의 도어록을 들여오고 싶었다. 생각은 있었지만 당시에 나름 주변 조사를 했는데 보수적인 독일인들이 도어록 자체는 신기해했지만 바꾸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어록 아이디어를 접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몇 개라도 가져와서 해볼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열쇠를 사용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계속 이야기하는 독일인들에게 번호키는 어쩌면 최고의 해결책이었을지 모르는 것을 어설픈 시장조사로 접었다. 행동으로 옮긴 사람들의 위대함을 다시금 느낀다. 반대로 독일에서는 일반적인 것이 한국에 있는 불편한 것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이번에는 시도 중이다.

 

Photo by Fabio Santaniello Bruun on Unsplash

 

새로운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이 네가지 중 최소 한 가지는 매우 명료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합니다. 편리하거나, 저렴하거나, 품질이 좋거나,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를 자유롭게 해야 합니다. 이 네 가지 관점을 매우 조직적으로 풍요롭게 담고 있을 때, 그 새로운 시장은 정말로 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시장이 될 수 있겠지요.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새로운 시장은 페인 포인트(Pain point, 통점)에서 시작한다. 페인 포인트는 시장에서 누군가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의미한다. 낡은 시장이나 불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우선은 눈의 띄는 통점을 인지하고 해결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현재 독일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위 네가지 중에 품질더 많은 정보에 집중하고 있다. 내 입장에서는 저렴하다고 생각하는데 늘 그렇듯 고객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가격보다는 누구도 제공하지 않는 또는 못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시에 다른 곳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여 고객이 지불하는 금액이 결코 아깝지 않게, 심지어 싸다는 생각이 들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아직 서비스 초창기이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피드백이 많이 필요한 단계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판교의 기획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조금씩 준비 중이다. 독서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Photo by Lance Anderson on Unsplash

 

다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불편함과 어려움' 그 자체를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판교의 젊은 기획자들>

처음에는 엥?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켓컬리를 통해 살펴보자.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에 따르면 '누군가 대신 장을 봐서 집에 가져다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것에서 마켓컬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살펴보면 '장을 보는 것이 귀찮다.'에서 끝날 수 있고, 이것이 불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마트나 규모가 조금 있는 동네 마켓에서 이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선도가 중요한 식재료에는 부적합하지만 어쨌든 식재료를 택배 기반의 온라인 쇼핑으로도 구매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결책이 있는 와중에 정말 사람들은 장을 보는 것을 귀찮아한 것일까?

마켓컬리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의 식문화나 인식이 변화했고, 이에 따라 바쁘지만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을 원하는 때에 맛있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원했고, 그 서비스가 지불 가능한 범위에서 비싸더라도 이용할 것이라는 욕망이 있다고 보았다. 즉, 기존에 있던 배달 서비스나 온라인 쇼핑의 택배는 이들의 욕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것이 진정한 페인 포인트이다.

 

Photo by Hans-Peter Gauster on Unsplash

 

신약개발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한 디어젠 인공지능 신약개발 담당 백보람님 인터뷰에 "지금 하던 것과 완전히 다른 경력이 중간에 끼어 있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없습니다."라는 조언이 있다. '완전히 다른 경력'이 중간에 끼어 있다는 것은 지금 다른 경력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이라는 점에서 동의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완전히 다른 경력'을 하고 있을 때는 주변의 시선과 비판 등 뭐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지금 하는 것이나 잘하라는 이야기부터 별별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있으니 자신의 열정, 가치관, 비전 그 무엇이 되었든 다 좋다. 그냥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는 밀어붙여보자. 그 경험이 주는 가르침은 주변의 이야기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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