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으로 ebook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책을 책 선정의 실패 걱정 없이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왠지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어설프게 검색하고 아무 책이나 읽게 된다. 여기서 아무 책이라 말한 것은 그 책의 질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한 책이 없는 경우 읽어야 하는 또는 읽고 싶은 책을 제외하고 다른 정말 "아무 책"을 읽게 된다.
그나마 사업과 기획에 관한 책 검색을 통해 얻은 <완벽한 기획실무의 정석>은 그동안에 읽었던 책들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내용을 많이 담은 책이었고, 엄청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읽으면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 생각이 든다. 그간 공부했던 내용을 복습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포인트에서 알고 있었지만 잊고 지냈던 포인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1. 복합 상품 incl. 핵심 상품
예전에 동네에 "모래네 설렁탕"(모래내인지 모래네인지 모레인지 정확한 명칭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이라는 식당이 하나 있었다. 동네지만 규모도 상당했고, 주차장도 넓었으며 무려 건물도 크게 2개인가 3개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식당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설렁탕이 메인이었지만 돼지갈비, 냉면, 녹두전 등 김밥천국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메뉴가 있었고, 그 맛도 상당했다. 그중 나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은 곱창전골이었고, 특히 오동통한 우동면은 굉장했다. 아버지의 월급날이면 기본적으로 갈비 2인분 먹고, 곱창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나는 곱창전골, 냉면을 더 좋아하셨던 어머니와 동생은 냉면으로 마무리를 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가족은 갈비는 공통 메뉴에 각자가 좋아하는 사이드 메뉴를 즐기기 위해 이 식당을 찾았지만 다른 가족은 달랐을 수 있다. 이처럼 사업을 제공할 때에는 설렁탕 같은 주 메뉴에 주 메뉴에 뒤처지지 않을 사이드 메뉴들까지 함께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영수 집중반처럼 교육 사업의 경우 복합 상품들이 잘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간과하고 있었다. 고객이 무엇을 좋아할지, 무엇을 필요로 할지 모르기 때문에 핵심 상품 하나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복합 상품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내가 잘하는 것을 핵심 상품으로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핵심 상품이 유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끔 퀄리티 있는 사이드 상품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독일 유학 관련해서 음대 성악과 피아노, 공대 컴공과를 중심으로 한 코칭을 메인으로 독일어, 음대 입시 대비, 음악 이론,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자 한다.
2. 가격 설정
경쟁사 가격을 따라가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것이고, 싸게 시작하면 값을 올리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높게 책정하면 팔리지 않을 터이니 "적당한 가격" 설정이 정말 쉽지 않다.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결제 옵션을 제공한다. 10만 원부터 100만 원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경제적인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유형의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무형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라 가격 설정에서 다른 사업에 비해 수월할 것 같지만 동종 사업의 경우 금액이 투명하게 공개된 경우가 많지 않아 가격 설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상황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 개인 편차에 따른 가격 설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현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나 이미 이용한 적이 있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격대를 시험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가격 변동이라는 위험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핵심적인 가격 수준은 그대로 유지하되, 다양한 휴대폰 요금제처럼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방식으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3. 신흥시장
예전 유학 또는 해외 취업의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거나 유학원의 안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면 다가오는 시대에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미리 유학을 경험해볼 수 있지 않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온라인 수업이나 세미나만으로 대학 또는 대학의 준하는 교육 서비스 이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특히 해당 국가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예전 방식에서 자신과 유학 가려는 나라의 궁합을 미리 아바타가 대신 볼 수 있다면 시간과 경제적인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메타버스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필요하다.
메타 시장이 단순히 유행처럼 지나가는 흐름인지 아니면 정말 그 세상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유학을 진행하는 방식도 분명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대부분이 과거 일하는 방식과 닮아 있는데 이를 어떻게 신흥시장인 메타버스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분명 필요하다.
4. 리더십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는 해도 해도 그 중요함을 다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사업에 있어서 (특히 스타트업과 같이 이제 막 시작하는 사업의 경우) 리더의 능력이 곧 그 사업의 성공 여부를 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한 기획실무의 정석>에서 소개된 내용 중 현재 내가 적용하고 실험해보고 있는 것 2가지를 소개한다.
자사의 핵심 역량 강화
Duales Studium 코칭 이외에도 공연 기획 및 매니지먼트도 하게 되었는데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과 독일 두 곳에서 들어오는 일을 전부 처리하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타인들을 섭외하기 위해서는 나의 비전을 그들이 알리 쉽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했다. 그렇게 몇몇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확보된 인력은 솔직히 말해서 공연 기획 업무를 위해 당장 현장에 투입 가능한 인원은 아니다. (물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예컨대 단 한 번도 기획 또는 프로젝트 주최자로 일을 해본 적도 없고, 관심이 있던 사람들도 아니다. 하지만 우선은 나와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고, 먹고사니즘이 해결되었으며 인간적으로 참된 사람들을 선별했다. 이들이 매니지먼트 업무에 대한 이해와 감각을 익힐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자 한다. 이것이 우리 회사(?)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이라 생각하고 있다.
관찰하고 직접 경험하라. 그리고 배워라.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이 나 역시 매니지먼트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풍부한 것은 아니다. 독일에서 많이 들었던 훈련 방식인 Training by Doing을 이용해서 관찰하고 경험하고 배우고자 한다. 책으로 간접적으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보는 것도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급으로 진행되는 한이 있더라도 초반에는 그러한 경험의 횟수를 늘리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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