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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몰입 - 합본 에디션] 예전과 지금 그리고 미래의 나의 집중력

서평/2023

by _10eggs_ 2023. 6. 2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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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생이라 아날로그 방식으로 성장해서 디지털에 정착하고 있는 디지털 유목민으로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에 나의 집중력이 어떻게 또는 왜 떨어지고 있는지 경험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학창 시절, 공부할 때 라디오를 틀어놓거나 이어폰으로 CD 플레이어를 듣는 정도가 전부였다. 집중해서 공부하다 보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어느새 라디오는 다음이나 다다음 프로그램이, CD는 다 돌고 멈춰있었다. 이때 제대로 공부한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예전에는 무엇을 듣기 위함보다 안 듣기 위해서 틀어두었다.

 

Foto von Brett Jordan auf Unsplash

 

이후 대학 생활 중 2007년인가 아이폰이 나왔고, 그렇게 스마트폰은 세상에 즐거운 충격을 주었다. 수많은 앱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게임을 안하던 친구가 간단한 게임을 하기 시작했고, 독서를 하던 친구는 영상을 보기 시작했고, 휴대폰 비용 때문에 먼저 전화나 문자를 하지 않던 녀석은 메신저로 하루종일 떠들기 시작했다. 그땐 몰랐다. 이것이 우리들의 집중력을 조금씩 빼앗아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 와서 보면 도서관에서 내가 공부를 끝까지 잘 할 수 있었고, 좋은 성적, 원하는 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시 모토로라폰을 쓰느라 남들보다 늦게, 대학 졸업쯤 스마트폰을 구매한 것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Foto von Alp Duran auf Unsplash

 

그러다가 어느새 나 역시 유튜브에 사로 잡혔다. 공부를 한다고 앉으면 예전에는 책상 정리부터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영상을 틀어둘지를 먼저 정한다. 약간의 백색소음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영상을 틀어둔다고 하지만 잠깐잠깐 그 영상을 바라보는 순간마다 나의 몰입은 지속되지 않는다. 알면서도 쉽게 영상을 끌 수 없다. 독서를 통해서 멀티태스킹의 허상을 알게 되었지만 과거 음악을 들으며 했던 습관이라는 명분으로 영상은 계속 재생된다. 양심상 자기계발 영상을 틀어두면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오로지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맞다고 하면서, 그렇게 오늘부터 살 것이라 다짐하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Foto von Christian Wiediger auf Unsplash

 

서론이 길었는데 황농문 박사님의 <몰입>은 독서모임에서도 종종 언급이 되고, 유튜브 영상에도 많이 추천되고, 판매량도 좋아 합본판이 나올 정도로 인기이다. 하지만 이 책이 인기가 많다는 것은 몰입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 아닐까? 예전에는 집중을 그래도 잘하는 편이었기에 <몰입>과 같은 책 내용이 별로 궁금하지 않았을 텐데, 현재는 과거와 환경적으로 많이 변했고, 무엇보다 나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책을 선택했다.

몰입을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와 적절한 난이도, 빠른 결과의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한다. 

성인이 되면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처럼 구체적인 시험이 있기보다는 내가 꿈꾸는 인생을 위해 하는 나의 선택과 과정 그 결과로 발생한 성과가 하나의 시험이 되면서 목표가 다소 명확하지 않아 진 것 같았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컨대 단순히 부자가 되겠다는 것보다 세부적으로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부자가 되기 위해 독서를 해야 한다. 독서는 빡독시간과 대중교통 시간을 이용하고, 비문학만 서평으로 남기되, 글쓰기는 90분을 넘기지 않는다."

 

Foto von Nathan Dumlao auf Unsplash

 

황농문 선생님 <몰입>의 가르침에서 또 흥미로웠던 것은 고민과 생각을 확실히 구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고민한 끝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나 깨나 생각한 결과 문제를 해결한 것이라는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고민은 생각을 유도할 뿐이다. 고민이 지속되면 스트레스가 되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생각을 지속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다. 고민하고 걱정만 하는 사람은 절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문제해결방법만 생각한 사람은 결국 문제를 해결한다.

 

Foto von Tanbir Mahmud auf Unsplash

 

<몰입>은 읽다 보면 '왜'라는 질문으로 깊숙히 연구하는 분들에게 더욱 유용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 같은데, 일반인인 내 기준에서 꼭 삶에 적용하고 싶은 부분을 하나 고르라고 하면 "몰입 흉내내기"이다. 다른 생각 없이 하나만 끊김없이 연속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고, 시작하기도 전에 질려버릴 수 있지만 황농문 저자는 몰입을 흉내 내면서 시작해 볼 것을 추천한다. 흉내 내는 것이 주는 장점에 대한 경험칙만 있었던 나에게 황농문 선생님의 이러한 조언은 나 역시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유튜브를 끄고, 글 쓰는 이 순간처럼 진정한 몰입을 이룰 수 있을 때까지 마치 몰입 고수인 양 계속 흉내 내면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흉내를 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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