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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에는 독재가 많다. - 폭군

서평/2020

by _10eggs_ 2020. 5.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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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진성 졸꾸 프로젝트

폭군 - 셰익스피어에게 배우는 권력의 원리

독서모임을 진행할 때 독재에 관한 책을 읽었다.

독재자는 멀리 있지 않다.

주위에 수많은 독재자들이 아직도 있다.


폭군


14:45

독재자의 탄생을 알아보려고 읽은 <폭군>에서 생각지도 못한 것을 생각해 볼 기회를 얻었다. 

  • 독재자는 대통령 같은 국가 통치자에만 해당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주변에서 폭군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그런 독재자 또는 폭군을 나도 모르게 만들 수 있다. 

책을 다 읽었을 때 내 생각을 마치 읽은 듯 역자 후기에 이종인 님께서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이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역자 후기만이라도 보자.

우리 주변에 의외로 폭군이 많다.

폭군이 오로지 국가 원수에만 해당한다는 생각을 버리자. 폭군에 대한 기본값을 다음과 같이 설정하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전부 폭군이 될 수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도, 취미 모임에서도, 운동 팀에서도 우리는 폭군을 만날 수 있다. 집단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단 2명만 존재하는 부부 사이에서부터 나라에 이르기까지 독재자라면, 폭군이라면 공통적인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독재자들은 잘 못된 신념을 지니고 있는데 권력도 가지고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 자신만이 절대 선이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각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적으로 둔다. 다른 의견을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신의 권력에 도전한다고 여겨 그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진정한 충성심이 아닌 자신의 말에 따라줄 사람들을 원하고, 스스로 공포를 조성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집단을 운영한다면 그게 독재자이다. 따라서 남녀 사이, 각종 모임,  종교, 학교,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폭군>은 독재자의 모습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중에서 나의 이목을 집중시킨 부분은 독재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독재자를 만드는 사람들

독재자를 몰아내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댓가가 따른다. 많은 피를 봐야 할 수도 있고,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며 독재를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가 전부 독재자를 원하지 않고, 독재자가 잘 못 된 것을 알고 있는데 왜 독재자가 나타날 수 있는가? 

우리가 독재자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독재자를 어떻게 만드는지 독재자와 함께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1. 독재자에게 정말 100% 속은 순수한 사람들
  2. 독재자에게 겁을 먹어 무력해진 사람들
  3. 독재자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
  4. 독재자라고 알고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5. 독재자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
  6. 독재자의 명령을 어떤 이유에서든지 수행해야만 하는 사람들  

위 6가지 유형이 독재자를 돕는다고 하는데 이는 반대로 이런 사람들이 없으면 독재자를 막거나 쉽게 무너뜨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위 6가지에 대해 정치를 바탕으로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독재자를 만들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독재자에게 100% 속은 순수한 사람들

순수하다고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폭군> 같은 책도 읽고, 공부하고, 토론해야 한다. 순수한 사람들의 위험성은 독재자의 달콤한 말에 속아 그를 믿고 그에게 힘을 실어 주는데, 상당히 맹목적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인지할 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바로 잡으려고 할까? 아니면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우기려고 끝까지 신뢰를 보낼까?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 적다는 경험칙상 후자의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속았지만 속은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독재자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순수하게 속았다면 반성적 사고를 통해서 바로 잡고자 노력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것은 어떨까?  

 

독재자에게 겁을 먹어 무력해진 사람들

6가지 중 6번과 함께 이해가 되는 그룹이다. 이들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비난할 수 없다. 이미 독재자가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생계는 물론 자신과 가족의 생명까지 위협을 느끼는 마당에 "정의"를 위해서 싸워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죽을 수도 있는데, 쫄쫄 굶을 수도 있는데 나 역시 그렇게 못 할 것이다. 따라서 독재자가 힘을 얻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셰익스피어가 될 수 없다. 간접적으로 돌려서 말하면 좋겠지만 모두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력감이나 공포를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독재자를 몰아낼 수 있는데 오히려 큰 힘이 될 수 있는 그룹이다. 예컨대, 가족의 생계 때문에 독재자에게 굴복했지만 그들의 안전을 더 이상 보장받을 수 없거나 이미 뒤가 없는 상황이 오면 이들의 무력 감음 엄청난 용기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독재자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

이들은 독재자에 대해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한다. 독재자의 과거를 금방 잊고, 반성적 사고가 결여된 그룹으로 오히려 독재자의 모습에 매력을 느낀다. 독재자에 대한 개념이 없다면 아마 한 번도 독재가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독재자가 말한 포퓰리즘이 가득한 공약을 믿고, 사람보다 공약이라는 말로 포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독재자라고 알고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그" 만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그룹이다. 쉽게 말해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의 잘못을 알게 되었을 때 최선을 다해 포장하고, 무조건적으로 옹호한다. 틀린 것은 틀린 것인데 다 덮어놓고 그를 지지하는 것이 마치 정의인 양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가장 심각한 그룹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독재의 성향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도 이런 맹목적인 지지를 받다 보면 독재의 기질이 생길 것 같다. 멕베스의 아내가 멕베스를 꼬셨듯이 내가 사랑하는 국민이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들의 신념을 이뤄주겠다고 변하는 것을 경계하자는 말이다.

독재자의 흥망성쇠는 이미 많은 역사에서 증명되었다. 물론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에, 그 역사로 미래를 예측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의 선택의 결과를 보고 지금의 선택지에서 어떤 것을 고를지에 대한 참고로 사용할 수는 있다. 단 한차례도 성공한 적이 없는 것을 미래에 성공할 것이라고 고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확률로 고를 수 있는 대안이 정말 없을까? <일취월장> 선택 편을 읽어보길.

 

독재자를 통해 이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

이런 종류의 그룹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항상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다른 이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 독재자를 통해서 반사이익을 누리려고 하는 사람들의 최후도 독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독재자에게 먼저 처단당하는 경우가 있다. 목적을 이룬 리처드가 냉소적인 협조자들을 먼저 제거한 것처럼 말이다.

 

독재자의 명령을 어떤 이유에서든지 수행해야만 하는 사람들  

독재자의 명령을 어쩔 수 없이 수행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약간의 이해는 된다. 이에 관련해서 다른 주제이지만 생각나는 것이 있다.

독일 나치 시절에 히틀러의 명령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을 처형시킨.. 아이히만인가...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아 검색을 했는데 못 찾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전범을 재판하는 과정에서 이를 변호하는 사람이 공무원이 나라가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의 말로 변호를 한 것이 떠올랐다. 이런 이야기가 당연히 환영받지 못했지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독재자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이를 토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떤가? 조금만 다르면 적으로 규정하고 몰아세우지 않은가?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것이 정의인가? 세상에 절대 선이 존재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우연찮게도 유튜브 신박사 TV 영상에서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다음에 다루어 보겠다.


셰익스피어가 그 엄한 시절에 독재자를 묘사하더라도 무사했던 이유는 돌려서 말하기 덕분이다. 그는 일단 감옥이나 처벌을 받지 않고, 돈도 벌면서 독재자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이와 같은 방법을 썼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직접적인 시각과 간접적인 시각을 분리한 것도 대단하지만 그 당시에 이미 본인의 생계를 지키면서 시대 상황에 맞게 작품 활동을 한 그의 태도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과거의 이야기를 현대식에 맞게 해설해주는 <폭군>을 읽고 다른 서평과 달리 머리에 있는 내용으로만 글을 쓰려고 노력해 보았다. 기존에는 책을 찾아가면서 서평을 작성했는데 6가지 성향만 가져다가 쓰고 나머지는 생각 위주로 서평을 작성했다. 의식의 흐름으로만 작성을 하니 정리가 안되고 우왕좌왕하는 것 같다. 예전의 글도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 글은 뭔가 어지럽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증거다.

16:20


"폭군도 문제지만 폭군을 만든 사람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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